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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상포진 생백신, 심혈관질환 위험도 낮춰”

2025.09.30

“대상포진 생백신이 대상포진만 막아주는 게 아니라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신이 체내 염증 부담을 낮춰 여러 장기의 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연동건 경희대 의과대학 디지털헬스학교실 교수(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부센터장)는 지난 26일 오후 연구실에서 만나 이같이 설명했다. 연 교수는 지난달 유럽심장학회에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과 심혈관질환 결과’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 교수 연구진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한 국내 50세 이상 성인 220만명의 빅데이터(대규모 정보)를 활용해,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과 다양한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추적 연구했다. 백신은 크게 바이러스·세균을 배양한 후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죽인 사백신과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독성을 거의 없앤 생백신으로 나뉜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몸에 들어와 잠복했던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긴 틈을 타 다시 활동하면서 발생한다.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자나 면역 저하 질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높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통증이 심할 뿐 아니라 난청, 실명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 교수는 “약 220만명의 데이터를 모아 가상화 임상시험, 즉 실제와 유사한 빅데이터 임상시험을 구현했다”며 “감염병 예방 차원을 넘어 백신이 심혈관질환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장기간 추적해 입증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를 합치는 데만 3년이 걸렸다”고 했다.

가상화 임상시험은 인구 집단의 의료 데이터에서 특정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추적하는 것이다. 대상포진 생백신을 접종한 사람과 다른 사람의 건강 상태를 실제 임상시험이 아니라 그동안 여러 의료기관에서 받은 진료나 검사 결과로 비교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SK바이오사이언스(50,800원 ▲ 100 0.2%)의 스카이조스터를 포함한 대상포진 생백신을 맞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심근경색·뇌졸중·심혈관 사망 위험이 약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조스터는 2017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허가를 받았다.

연 교수는 “2~3년 차에 예방 효과가 가장 크고 이후 완만하게 유지되면서 보호 효과가 8년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재활성화되면서 전신 염증을 일으킨다”며 “생백신이 이런 체내 염증 부담을 줄여 대상포진 예방을 넘어 다양한 장기 질환 위험 감소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 교수는 같은 연구 방식으로 대상포진 생백신의 간·담도계 질환 감소 효과와 2형 당뇨병 환자의 대상포진과 합병증 예방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도 최근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했다.

해외에서는 대상포진 생백신은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 4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인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71∼88세 28만여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생백신을 맞은 사람은 7년간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20%가량 낮았다. 연 교수도 치매와 대상포진 생백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대상포진 생백신은 언제 맞는 게 가장 좋을까. 연 교수는 “여러 예방 효과를 고려하면 현행 기준인 60세보다는 좀 더 일찍 접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본다”며 “가능하면 50대부터 맞는 게 좋다”고 의견을 냈다.

최근 일각에서 백신을 불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 교수는 “일부 연구자나 특정 세력이 논문의 일부를 자극적으로 해석하면서 부작용 논란이 확대되거나 과도하게 위험성을 부풀리는 문제가 있는데, 실제로는 백신의 이득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반(反)백신 흐름이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진다”며 “정확한 정보 전달과 대국민 홍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 교수는 “대상포진 생백신의 다양한 예방 효과가 확인된 만큼, 지자체 예산을 통한 대상포진 예방접종 사업 확대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백신 접종은 개인 건강 차원을 넘어 국가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투자”라고 강조했다.